🪜

종이 사다리타기는 정말 공정할까?

아무때나 보드게임 · 2026.10.03 작성

가로줄을 아무렇게나 그은 사다리는 자리마다 확률이 다릅니다. 왜 그런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모든 자리의 확률을 똑같이 만드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사다리타기는 공정한 추첨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누가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계산해 보면, 가로줄을 대충 그은 사다리는 자리마다 확률이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왜 그런지 쉽게 설명하고, 공정한 사다리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사다리는 '자리 바꾸기'의 연속이다

사다리의 가로줄 하나는 양옆 두 세로줄에 있던 사람의 자리를 맞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가로줄을 하나씩 만날 때마다 이웃한 두 사람이 자리를 바꾸는 셈입니다. 그래서 사다리 전체는 '이웃끼리 자리 바꾸기'를 여러 번 반복한 결과와 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로줄 하나로는 바로 옆자리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맨 왼쪽에 있던 사람이 맨 오른쪽 결과에 도착하려면 가로줄을 최소한 (인원수 − 1)번 연속으로 같은 방향으로 만나야 합니다.

가로줄이 적으면 '제자리 근처'에 떨어진다

종이에 사다리를 그릴 때 보통 가로줄을 10~15개 정도 긋습니다. 이 정도로는 출발한 사람이 멀리까지 이동하기 어렵습니다. 그 결과 출발한 자리 바로 아래나 그 근처 결과에 도착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특히 양 끝 자리는 한쪽에만 이웃이 있어서 가로줄을 만날 기회 자체가 적습니다. 가운데 자리는 양쪽 가로줄을 모두 만날 수 있지만, 맨 끝 자리는 한쪽 가로줄만 만납니다. 그래서 끝자리는 자기 자리에 그대로 머무를 확률이 더 높습니다.

실제로 화면 높이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가로줄을 무작위로 뿌려 4인 사다리를 수없이 만들어 보면, 한쪽 끝 자리가 자기 바로 아래 결과에 도착할 확률은 약 29%, 반대쪽은 약 20%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완전히 공정하다면 4인 기준 모든 확률은 25%여야 합니다.

이 차이를 이용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사다리를 다 그린 다음 결과를 적는다면, 꽝을 피하고 싶은 사람은 꽝이 적힌 칸에서 먼 자리를 고르는 게 유리합니다. 반대로 원하는 결과가 있다면 그 결과 바로 위 자리를 고르는 게 유리합니다.

물론 몇 퍼센트 차이라서 한두 판으로는 체감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번 같은 방식으로 사다리를 그리는 모임이라면, 오래 반복할수록 차이가 쌓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 사다리를 미리 훑어보고 자리를 고를 수 있다면 확률이 아니라 결과 자체를 알게 됩니다.

공정한 사다리를 만드는 세 가지 방법

1. 가로줄을 아주 많이 긋기

가로줄이 충분히 많으면 이웃끼리 자리 바꾸기가 많이 반복되면서 결과가 점점 고르게 섞입니다. 카드를 여러 번 섞을수록 순서가 무작위에 가까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인원이 많을수록 필요한 가로줄 수가 빠르게 늘어나서 종이 한 장에 그리기 어려워집니다.

2. 결과를 나중에 적고, 자리를 먼저 고르기

모두가 자리를 먼저 고른 뒤에 사다리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과를 적는 순서로 하면 누구도 자리 선택으로 이득을 볼 수 없습니다. 결과를 적는 사람이 사다리를 보지 않고 적게 하면 더 좋습니다.

3. 결과부터 섞고 사다리를 거꾸로 만들기

아무때나 보드게임의 사다리타기는 이 방식을 씁니다. 먼저 누가 어떤 결과를 받을지 컴퓨터가 완전히 무작위로 섞습니다. 그 다음, 그 결과가 나오도록 가로줄을 역으로 계산해 배치합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게 얽힌 사다리지만, 결과가 먼저 공평하게 정해졌기 때문에 어느 자리를 골라도 모든 결과의 확률이 정확히 같습니다.

그래도 사다리는 왜 재미있을까

결과만 공평하게 정하는 거라면 제비뽑기나 무작위 숫자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사다리타기를 쓰는 이유는 선을 따라 내려가는 몇 초 동안의 긴장감 때문입니다. 내 선이 꽝 쪽으로 꺾이다가 마지막에 옆으로 빠져나가는 순간이 사다리의 진짜 재미입니다. 화면 사다리는 이 장면을 그대로 살리면서 확률 문제만 해결한 것입니다.

정리

🎲 바로 해보기 — 설치 없이 무료